동서양 고지도(화이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지구전후도, 바빌로니아점토판지도, 프톨레마이오스지도, TO지도)

지도와 세계관

 지도는 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의 정보를 기호와 문자 등으로 표현한 도구로, 사람들의 세계관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지도에 나타난 내용을 통해 그 시기에 사람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 세계 지도와 세계관

 중국은 일찍부터 지도 제작 기술이 발달했으며, 5세기부터 활발한 동서 교류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대한 다양한 지리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제작된 지도는 대부분 중국과 그 주변 지역에 한정되어 표현되었는데, 이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인 중화사상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송나라의 화이도와 명나라의 대명혼일도는 이러한 중화사상이 담긴 세계 지도로 꼽힙니다. 이러한 중국 중심의 세계관은 주변 국가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천하도 등이 그 예입니다.

 17세기 이후에는 이탈리아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제작한 곤여만국전도가 중국에 소개되면서, 중국인의 세계관이 확장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서구식 세계 지도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8세기 이후 실학자들에 의해 서양의 근대적 지도 제작 기법이 도입되었습니다. 이로써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난 천하도지도와 지구전후도 등이 제작되며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 화이도 탁본 (1136): 현존하는 지도 중 중국 전역을 기록한 지도로는 가장 오래되었으며, 지도의 중심에 중국이 있으며, 오른쪽에 한반도가 표현되어 있다.
•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1402): 중국에서 들여온 세계 지도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도를 추가하여 제작하였다. 중심에 중국이 있고,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크게 표현되어 있다. 인도·아라비아반도·아프리카·유럽까지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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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전후도 (1834):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김정호가 제작한 세계 지도이다. 지구전도와 지구후도로 분리되어 있으며 경위선을 사용하였다.

출처: https://geovr.com/wordpress/?p=387

 

서양의 세계 지도와 세계관

 현존하는 세계 지도 중 가장 오래된 지도는 바빌로니아 점토판 지도로, 당시의 세계관과 지리적 지식을 반영한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후 로마 시대에는 프톨레마이오스가 로마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얻은 방대한 지리적 지식과 지도 제작 기술을 집대성하여 세계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이 지도는 최초로 경위선 개념과 투영법을 사용한 것으로, 근대 세계 지도 제작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크리스트교의 강한 영향을 받아 과학적이거나 실용적인 지도 제작이 제약을 받았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지도인 TO 지도는 세계를 원형으로 표현하며, 크리스트교적 세계관을 반영해 지도의 중심에 예루살렘을 배치했습니다. 반면, 이슬람 세계는 그리스·로마의 지도 제작 기술을 수용하고 상업 활동을 통해 지리적 지식을 넓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알 이드리시는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를 중심으로 한 세계 지도를 제작하였습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유럽인은 탐험을 통해 지구에 대한 이해를 더욱 확장하였으며, 인쇄술의 발달로 지도 제작 기술 또한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메르카토르의 세계 지도는 항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는데, 목적지까지의 항로를 직선으로 표현하여 나침반 항해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지도는 단순한 지리적 도구를 넘어, 각 시대의 세계관과 기술 수준을 반영하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바빌로니아 점토판 지도(기원전 6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바빌로니아 왕국에서 제작된 세계 지도로 작은 점토판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세계를 평평한 원반 모양으로 묘사하였고, 중심에 수도 바빌론과 유프라테스강이 그려져 있으며, 원 밖의 삼각형에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였습니다.
•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 지도(150년경): 지구를 구형으로 인식하고 경위선 망을 설정하였으며, 이를 평면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유럽·아시아·북부 아프리카 등 당시 로마인의 세계관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 TO 지도 (13세기경)와 알 이드리시의 세계 지도 (1154): TO 지도는 위쪽이 동쪽 (에덴 동산)을 가리키고, 알 이드리시의 세계 지도는 위쪽이 남쪽을 가리킵니다.